안녕하세요? 프렌밀리(www.frienmily.com)의 제니입니다.


가끔 공대를 졸업한 친구들을 보고 있자면 참 궁금하곤 했어요.
왜 키도 크고 얼굴도 괜찮고 성격도 좋은 이 친구들은 계속 솔로로 살까?
가명의 인물인 ‘형환씨’를 통해 이 궁금증을 풀어가도록 해 보죠!

* 성균관에서만 살아서 여자라고는 도통 만날 기회가 없었던 두 남자들!


형환씨는 남중에 입학합니다. 아직까지는 여자에 대해 별 관심이 없습니다. 렙업에 충실할 뿐이죠. 남중을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남고에 입학합니다. 여자에 대한 관심은 하늘 끝까지 치솟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자를 만날 기회가 없습니다. 가끔 초등학교 동창회를 하지만 나가기에는 뻘쭘합니다. 학원에 등록하지만 실상은 끔찍합니다. 남고 앞에 있는 학원은 거의 블루클* 헤어스타일로 가득한 남자들이기 때문이죠. 만렙을 찍으며 몸서리치는 남고를 졸업한 형환씨는 드디어 대학에 입학합니다. 드디어 청춘 로맨스를 찍을 수 있으리라는 환상을 품고.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교 오티에 참석합니다. 에이, 설마 진짜겠어요? 했는데 진짜입니다. 디씨갤에서 선배들이 겁주려고 한 말 인줄 알았는데.. 정말로 오티에는 여자들이 없습니다. 다 까맣고 짧은 뒷통수 뿐입니다. 어? 아닙니다. 저쪽에 파라다이스가 있었습니다. 여자들 세 명이 맹수에게 쫓기는 초식동물의 눈을 하고 소주를 홀짝거리고 있습니다. 2학년 선배들과 복학생들로 보이는 선배들이 파라다이스를 에워싸고 사슴을 바라보는 하이에나의 눈빛을 이글이글 태우고 있습니다. 인생은 한 방입니다. 끼어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물론 선배들한테 밀려납니다. 아주 처절하게. 그렇게 형환씨의 파릇파릇한 대학교 신입생 시절은 끝나갑니다. 예의상 동아리도 몇 개 들어보지만, 교양수업에서 매의 눈으로 여자들을 스캔해보지만 소득은 없습니다. 파라다이스를 짝사랑했지만 옛날에 이미 차이고 껄끄러운 사이로 지냅니다. 젠장, 친구들과 한 달쯤 술을 들이부은 채 형환씨는 군대에 갑니다. 물론 군대에서도 별 소득은 없습니다. 제대를 합니다.

제대하니 이제 맘 잡고 살아봐야지 싶습니다. 이제 뭘 먹고 살아야하나 고민이 만땅입니다. 물론 피 끓는 청춘에 안 외롭겠냐만 그래도 먹고 살 길이 우선입니다. 교양수업에서 여자들을 스캔해보지만 역시 소득은 없습니다. 착실히 공부한 형환씨는 비로소 원하는 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습니다. 기쁩니다. 그리고 신입사원 오티에 참석합니다. 기시감이 듭니다. 맞습니다. 학교에 입학할 때와 똑같이... 남자 뿐입니다. 형환씨는 여전히 게임을 합니다.


* 마땅한 사진이 없어서... 죄송......


형환씨가 연애를 못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늘 남자들하고만 만나는 사이클에 갇혀서, 남자들과 대화하고 남자들과 술을 마시고 남자들과 당구를 치러가기 때문이다. 가끔 지나다니는 여자들을 보며 점수를 매기기는 하지만, 그 뿐이다. 물론 여자사람 친구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생물학적으로만 여자일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연애와 친숙하지 않은’ 상황 속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연애는 얼마나 피곤한 종목인가? 결혼이 필수 품목에서 밀려난 지금, 이십대와 삼십대 언저리에 있는 우리들에게 연애란 삶을 조금 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게임에 불과할런지도 모른다. 굳이 연애를 하지 않아도 즐거운 일들은 도처에 넘쳐난다. 스마트폰과 트위터와 문명과 당구 같은 것들. 입으로는 외롭다고 말하지만 하드가 날아갔을 때보다 필사적이지는 않다. 습관적으로 외롭다고 말하며 다시 컴퓨터 앞에 앉는다.



관계중심적인 여자들은, 그리고 여자들과 어쩔 수 없이 자주 마주치는 직종의 남자들은 그래도 연애와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그렇지만 형환씨처럼 착실하게 남고-공대-연구소의 길을 밟아가는 남자들은 여자들의 속내를 들여다볼 일이 극히 희박하다. 어떤 상황에서 연애가 피어나는지, 이런 상황에서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되는지도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다. 여자들이 원하는 남자는, 여자들이 원하는 것을 여유롭게 파악해내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여자사람 친구들과 가끔 술을 마신다고 해서, 직장에 있는 낯선 여직원과 인사를 나누었다고 해서 연애에 필요한 감수성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지금 형환씨가 해야할 일은 매우 단순하다. 오글거리지만 드라마도 좀 보고, 묵혀만 뒀던 여자사람 친구들 하고도 자주자주 만나는 것. 여자들이 많은 동호회나 사내모임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는 ‘남자들의 세계’에 살았다면 ‘여자들의 세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입시생처럼 공부해 보는 것이다. 여자들의 문법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중 하나와는 달달한 관계로 발전하게 될 테니,



형환씨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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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