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반한 연인들은 왜 더 불타오를까?
첫 눈에 혹해서 사게 된 옷들은 결국 옷장 한 구석에 틀어박히게 된다. 기껏해야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꺼내입게 되는 그 옷들은 ‘예쁘기는 하지만 쓸모없는’ 아이템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질릴 때까지 입고 또 입게 되는 것들은 살 때 약간 미심쩍었던 옷들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가격을 비교해보고, 디테일이나 원단을 살펴서 산 옷들. 그런데 그럴 때는 꼭! 2% 부족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첫 눈에 혹했던 옷의 기억들을 떠올려 봤을 때, 아무래도 찝찝할 수 밖에 없다.
이 법칙은 연인관계에 적용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나의 경우에, 처음 보자마자 ‘혹했던’ 남자들은 대부분 오다가다 얼굴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는 관계로 변해버렸다. 반대로 오래 들여다보고, 꼼꼼히 고민했던 사람들과는 아직도 좋은 사이로 남아있다. (첫 눈에 반했다가 지금도 사이좋게 지낸다거나, 꼼꼼히 생각했지만 틀어진 사이들도 물론 있지만)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질 때는 그 사람의 세세한 부분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한다. 당장 소매가 긴지 짧은지, 집에 걸려 있는 다른 옷들과 매치는 잘 되는지 고민해 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그의 눈부신 외양에 이미 넋이 나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 첫 눈에 반한다는 말에는, ‘외모를 보고’ 반한다는 뜻이 90%쯤 들어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내면적인 부분들이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주 드문 일이니까.
첫 눈에 반하더라도 우리가 이성을 찾고,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면 괜찮다. 그러나 차라리 산해진미 앞에서 금식하는 편이 쉬울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드물겠지만) 원빈 앞에서 어떻게 감히 성격에 대해서 논하겠냐는 말이다.
반대로 오래 들여다본 사람은 어떤 부분이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색깔도, 디자인도, 크기도, 실용성과 기타 등등을 모두 겸비했는데 가격까지 마음에 쏙! 드는 옷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나는 자신할 수 없다. 이와 비슷하게, 꼼꼼하게 살피면 살펴볼수록 그 사람의 많은 부분들이 스캔되기 때문에 미심쩍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첫 눈에 반한 사람과는 짧고 열정적인 불같은 연애를 하기 쉽고, 오래 들여다 본 사람과는 천천히 흐르는 물같은 연애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가장 좋은 것은 두 가지를 모두 현명하게 취하는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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